탐정사무소 “대도시에 보건소가 왜 필요한가 답하려 돌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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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09-17 23:55 조회0회 댓글0건본문
탐정사무소 삼성서울병원장 등 지낸 명의공공의료 모델 만들 것 결심에은퇴 대신 보건소장으로 취임직접 건강상담…치매병동 운영필수의료 건보 수가 개선해야
오후 2시가 되자 각종 검사결과지를 든 환자 A씨(53)가 보건소장실로 들어왔다.
흰 가운을 입은 이종철 서울 강남구 보건소장(76)은 A씨가 가져온 각종 검사 결과지를 찬찬히 살펴봤다. A씨는 평소 어지럼증이 심하고 혈압이 낮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1차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자신의 몸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이 소장은 심각한 얼굴로 상급병원으로 가서 심장과 뇌 혈관상태를 정밀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담은 오후 3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강남구 보건소에서는 수요일마다 보건소장이 직접 건강상담을 실시한다. 환자 1명당 1시간씩 총 3명의 환자를 본다. 그가 건강상담을 하는 이유는 ‘환자에게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불과 3분 남짓한 진료시간에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죠. 보건소는 진료를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궁금해하는 걸 시간을 들여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게 공공의료의 시작이고요. 지난 5월부터 시작한 건강상담은 매주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종철 보건소장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주치의(1994~2012)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합류한 이후 삼성서울병원장, 삼성의료원장을 지냈다.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을 끝으로 은퇴할 줄 알았던 이 소장의 행보는 뜻밖이었다. 고향인 창원으로 내려가 2018년 2월부터 4년간 창원보건소장을 맡았다. 창원보건소를 끝으로 휴식기를 가지려 한 그를 다시 보건소로 오게 한 것은 한 통의 전화였다.
서상원 강남구치매안심센터 센터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이 강남구 보건소에서 소장을 못 구하고 있다며 도와달라 부탁한 것이다. 고민하던 그에게 선배가 이런 말을 던졌다. 나는 우리나라 대도시에 보건소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더이다.
섬이나 시골 등 무의촌에서는 보건소가 유일한 병원일 수 있지만, 민간병원이 널려 있는 대도시에서 보건소가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라는 조언이었다. 선배의 말은 그가 강남구 보건소장으로 오게 된 결정적 한마디가 됐다.
지난 9일 강남구 보건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이곳에서 공공의료의 모델이라도 만들어 보고 싶어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소장으로 취임한 직후 강남구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보건소 1층에 응급실을 만들어 주말이나 심야시간대 위급한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예산까지 확보했다.
구립 행복요양병원의 운영방식도 개선했다. 병원 5층에 치매병동을 추가로 설치했다. 주민들이 단순히 치매검사만 받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진단 및 치료까지 가능한 공공 치매병동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치매병동은 11월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이 소장은 공공의료 부재의 원인을 필수의료를 할수록 돈이 되지 않도록 만들어놓은 의료수가와 비급여 진료만 쫓는 의사들에게서 찾았다.
삼성의료원장일 때였어요. 한 흉부외과 의사가 찾아와서는 ‘죽어라 일했는데 왜 나는 인센티브가 없냐’고 따졌습니다. 그래서 전 진료과목을 조사해보니 흉부외과의 수익이 가장 낮았습니다. 사람을 살릴수록 수익이 낮아지는 거예요. 왜냐면 필수의료는 건강보험에서 커버를 해주는데 건강보험은 원가의 80%밖에 안 주기 때문이죠. 당시 수익이 제일 큰 과가 치료방사선과였어요. 고가의 장비가 있으니 의료수가가 많이 나왔거든요. 당시 이건희 회장도 ‘그냥 우리가 자체적으로 보험수가를 만들어보면 안 되겠느냐’고 했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걸 우리가 할 수는 없습니다’하고 끝냈는데 의료수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죠.
병원은 많지만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다. 그는 1차 개원병원이 비급여 항목 진료만 하려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이 소장은 강남에 2000명의 의사가 있다면 자기 전문과목 말고 피부과나 성형외과, 안과 등 소위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할 수 있는 과로 개업한 의사가 2000명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필수진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점점 사라진다고 했다.
이 소장은 법개정을 통해서든 의사들이 급여진료를 우선 하면서 나머지 20~30% 정도만 비급여 진료를 하도록 강제할 방법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도 의사들이 건강보험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탈하지 않고 의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진단과 해결책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의 다음 계획은 재택치료 활성화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맞춰 돌봄이라는 복지영역에 의료가 잘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똑같죠. 병원에서 죽고 싶어하지 않아요. 내 동네, 내 집에서 최대한 건강히 살다 죽고 싶죠. 그러려면 복지와 의료가 제대로 결합한 재택치료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 역할을 공공의료가 제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맛과 수확량, 재배 안정성을 모두 갖춘 대추형 방울토마토 새 품종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품종은 평균 크기가 28g 정도로 한 입에 먹기 좋은 대추 크기다. 당도는 9브릭스를 기록해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높은 수준이다. 브릭스는 과일 당도를 표시하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단맛이 강하다.
특히 과육이 단단해 잘 터지지 않고 꼭지가 떨어지는 현상도 적다. 모양과 식감이 좋아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선호할 수 있다는 평가다.
수확량도 많다. 10a(약 300평)에서 3.4t가량을 수확할 수 있어 기존 품종보다 생산성이 높다. 토마토에서 자주 발생하는 병에도 강해 농민들이 안심하고 기를 수 있다.
지난 7월 소비자 48명을 대상으로 한 기호도 조사에서는 당도, 과즙, 식감, 외관 모두에서 시중에 나온 품종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민영 전남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이번 신품종은 품질과 재배 안정성을 모두 충족했다며 연말까지 품종보호 출원을 마치고 2026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전 진료 마감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는 기다린다고 생각하시고 오후에 다시 오세요.
지난 10일 비만치료제 주사제 ‘위고비’ 성지로 불리는 서울 시내 A의원 출입문은 쉴 틈 없이 열리고 있었다. 오전 10시 즈음 A의원을 방문했지만 이미 오전 진료 대기 인원까지 마감된 상태였다. 다시 오겠다며 돌아선 등 뒤로 마운자로가 품절이어서 그나마 사람이 없는 편이에요. 한 시 반에 오후 진료 시작하니까 그 전에 오세요라는 말이 꽂혔다.
점심시간 휴진이 없는 또 다른 성지 B의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선 위고비 처방을 받기 위한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 저희는 위고비 처방전만 발행하지는 않고, 진료를 보시려면 반드시 제품도 함께 구매하셔야 해요. 2.4mg 주사제 기준 43만9000원입니다. 의사는 보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가격부터 날아왔다.
15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위고비’가 출시된 후 올해 상반기까지 39만5384건, 하루 평균 1526건씩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7%인 10만6881건이 발기부전치료제구입 이른바 ‘위고비 성지’라고 불리는 30개 병·의원에 집중됐다. 위고비 처방건수 전체 1위를 차지한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의원에서만 1만6764건이 처방됐다.
이들 30개 병·의원 중 25곳은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특히, 서울 종로구에는 5개 병·의원이 ‘성지’로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위고비 처방을 쉽고, 싸게 해준다는 입소문을 타며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쏠림’이 병·의원 간 환자 쟁탈전을 만들며 제대로 된 문진 없이 빠르게 처방하는 기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성지’에서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원내조제 등 불법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었다.
위고비는 애초에 BMI(체질량지수,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를 위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BMI가 해당 수준을 넘어야 처방받을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제조사 노보노디스크제약에 따르면 위고비는 0.25mg 용량부터 시작해 4주마다 0.5mg, 1.0mg, 1.7mg으로 투여 용량을 단계적으로 높여서 최종적으로 2.4mg을 유지해야 효과도 높고, 부작용이 적다. 하지만 ‘성지’에서는 이 모든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한 시간여를 기다려 처방비가 가장 싼 것으로 유명한 A병원에서 진료를 봤다. 키 182cm, 몸무게 78kg 인 기자의 BMI 지수는 약 23.55kg/㎡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지한 위고비 처방 대상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의사는 처방이 가능하다고 했다. 위고비 사용이 처음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처방된 것은 위고비 0.25mg이 아닌 1.0mg이었다. 당뇨 및 고혈압 여부를 물어보거나 유의사항 설명은 없었다. 유튜브 찾아보면 어떻게 맞는지 잘 나오니까 그거 보세요라는 말이 전부였다. 오후 4시 9분에 진료실에 들어가 4시 10분에 나왔다. 정확히 ‘1분진료’였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비만 치료제는 세계보건기구가 필수의약품으로 추가할 만큼 탈모 같은 미용성형 목적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안전사고 우려도 있는데 환자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간호사로부터 처방전을 받을 땐 더 낯선 경험이 다가왔다. 그는 왜 약국에서 사려고 하세요. 병원에서 사는 게 훨씬 더 싼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행 약사법 제23조에 따르면 의약품 조제는 약사 및 한의사만 가능하다. 이들 병원이 위고비를 판매하는 것은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 병원에서 조제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반드시 병원에서 실제 주사 행위가 있어야 한다. 의사에게 직접 위고비를 투약해 줄 것이냐 물었다. 무슨 소리냐. 집에 가서 직접 하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날 방문한 네 군데 성지 병원은 모두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위고비를 판매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봉도 안 된 제품을 그냥 준다는 것이냐. 병원에서 주사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면 원내조제 위반며 현장에서 그러고 있다면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정지웅 법률사무소 정 변호사는 병·의원에서 위고비 주사제를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 제23조가 금지하는 ‘약국 외 판매·조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는 의사와 약사의 업무 영역을 엄격히 구분한 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고비 처방을 둘러싼 편법을 부추기는 것은 병원만이 아니다. 처방전을 들고 방문한 C약국에서는 왜 돈 아깝게 처방전 하나만 받아왔냐. 다음에는 3개월간 외국 간다고 하고 1.0mg, 1.7mg, 2.4mg 세 개 용량으로 처방해 달라고 의사한테 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병원들끼리 경쟁이 심해서 처방전 세 개를 한꺼번에 받아도 한 개 값만 받는다며 웃었다. 서 의원은 위고비 ‘성지’라 불릴 정도로 특정 의료기관에 처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이런 문제를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의료 당국은 비만치료제가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오남용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2시가 되자 각종 검사결과지를 든 환자 A씨(53)가 보건소장실로 들어왔다.
흰 가운을 입은 이종철 서울 강남구 보건소장(76)은 A씨가 가져온 각종 검사 결과지를 찬찬히 살펴봤다. A씨는 평소 어지럼증이 심하고 혈압이 낮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1차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자신의 몸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이 소장은 심각한 얼굴로 상급병원으로 가서 심장과 뇌 혈관상태를 정밀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담은 오후 3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강남구 보건소에서는 수요일마다 보건소장이 직접 건강상담을 실시한다. 환자 1명당 1시간씩 총 3명의 환자를 본다. 그가 건강상담을 하는 이유는 ‘환자에게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불과 3분 남짓한 진료시간에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죠. 보건소는 진료를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궁금해하는 걸 시간을 들여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게 공공의료의 시작이고요. 지난 5월부터 시작한 건강상담은 매주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종철 보건소장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주치의(1994~2012)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합류한 이후 삼성서울병원장, 삼성의료원장을 지냈다.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장을 끝으로 은퇴할 줄 알았던 이 소장의 행보는 뜻밖이었다. 고향인 창원으로 내려가 2018년 2월부터 4년간 창원보건소장을 맡았다. 창원보건소를 끝으로 휴식기를 가지려 한 그를 다시 보건소로 오게 한 것은 한 통의 전화였다.
서상원 강남구치매안심센터 센터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이 강남구 보건소에서 소장을 못 구하고 있다며 도와달라 부탁한 것이다. 고민하던 그에게 선배가 이런 말을 던졌다. 나는 우리나라 대도시에 보건소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더이다.
섬이나 시골 등 무의촌에서는 보건소가 유일한 병원일 수 있지만, 민간병원이 널려 있는 대도시에서 보건소가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라는 조언이었다. 선배의 말은 그가 강남구 보건소장으로 오게 된 결정적 한마디가 됐다.
지난 9일 강남구 보건소에서 만난 이 소장은 이곳에서 공공의료의 모델이라도 만들어 보고 싶어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소장으로 취임한 직후 강남구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보건소 1층에 응급실을 만들어 주말이나 심야시간대 위급한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예산까지 확보했다.
구립 행복요양병원의 운영방식도 개선했다. 병원 5층에 치매병동을 추가로 설치했다. 주민들이 단순히 치매검사만 받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진단 및 치료까지 가능한 공공 치매병동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치매병동은 11월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이 소장은 공공의료 부재의 원인을 필수의료를 할수록 돈이 되지 않도록 만들어놓은 의료수가와 비급여 진료만 쫓는 의사들에게서 찾았다.
삼성의료원장일 때였어요. 한 흉부외과 의사가 찾아와서는 ‘죽어라 일했는데 왜 나는 인센티브가 없냐’고 따졌습니다. 그래서 전 진료과목을 조사해보니 흉부외과의 수익이 가장 낮았습니다. 사람을 살릴수록 수익이 낮아지는 거예요. 왜냐면 필수의료는 건강보험에서 커버를 해주는데 건강보험은 원가의 80%밖에 안 주기 때문이죠. 당시 수익이 제일 큰 과가 치료방사선과였어요. 고가의 장비가 있으니 의료수가가 많이 나왔거든요. 당시 이건희 회장도 ‘그냥 우리가 자체적으로 보험수가를 만들어보면 안 되겠느냐’고 했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걸 우리가 할 수는 없습니다’하고 끝냈는데 의료수가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죠.
병원은 많지만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다. 그는 1차 개원병원이 비급여 항목 진료만 하려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이 소장은 강남에 2000명의 의사가 있다면 자기 전문과목 말고 피부과나 성형외과, 안과 등 소위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할 수 있는 과로 개업한 의사가 2000명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필수진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점점 사라진다고 했다.
이 소장은 법개정을 통해서든 의사들이 급여진료를 우선 하면서 나머지 20~30% 정도만 비급여 진료를 하도록 강제할 방법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도 의사들이 건강보험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탈하지 않고 의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진단과 해결책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의 다음 계획은 재택치료 활성화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맞춰 돌봄이라는 복지영역에 의료가 잘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똑같죠. 병원에서 죽고 싶어하지 않아요. 내 동네, 내 집에서 최대한 건강히 살다 죽고 싶죠. 그러려면 복지와 의료가 제대로 결합한 재택치료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 역할을 공공의료가 제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맛과 수확량, 재배 안정성을 모두 갖춘 대추형 방울토마토 새 품종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품종은 평균 크기가 28g 정도로 한 입에 먹기 좋은 대추 크기다. 당도는 9브릭스를 기록해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높은 수준이다. 브릭스는 과일 당도를 표시하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단맛이 강하다.
특히 과육이 단단해 잘 터지지 않고 꼭지가 떨어지는 현상도 적다. 모양과 식감이 좋아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선호할 수 있다는 평가다.
수확량도 많다. 10a(약 300평)에서 3.4t가량을 수확할 수 있어 기존 품종보다 생산성이 높다. 토마토에서 자주 발생하는 병에도 강해 농민들이 안심하고 기를 수 있다.
지난 7월 소비자 48명을 대상으로 한 기호도 조사에서는 당도, 과즙, 식감, 외관 모두에서 시중에 나온 품종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민영 전남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이번 신품종은 품질과 재배 안정성을 모두 충족했다며 연말까지 품종보호 출원을 마치고 2026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전 진료 마감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는 기다린다고 생각하시고 오후에 다시 오세요.
지난 10일 비만치료제 주사제 ‘위고비’ 성지로 불리는 서울 시내 A의원 출입문은 쉴 틈 없이 열리고 있었다. 오전 10시 즈음 A의원을 방문했지만 이미 오전 진료 대기 인원까지 마감된 상태였다. 다시 오겠다며 돌아선 등 뒤로 마운자로가 품절이어서 그나마 사람이 없는 편이에요. 한 시 반에 오후 진료 시작하니까 그 전에 오세요라는 말이 꽂혔다.
점심시간 휴진이 없는 또 다른 성지 B의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선 위고비 처방을 받기 위한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 저희는 위고비 처방전만 발행하지는 않고, 진료를 보시려면 반드시 제품도 함께 구매하셔야 해요. 2.4mg 주사제 기준 43만9000원입니다. 의사는 보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가격부터 날아왔다.
15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위고비’가 출시된 후 올해 상반기까지 39만5384건, 하루 평균 1526건씩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7%인 10만6881건이 발기부전치료제구입 이른바 ‘위고비 성지’라고 불리는 30개 병·의원에 집중됐다. 위고비 처방건수 전체 1위를 차지한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의원에서만 1만6764건이 처방됐다.
이들 30개 병·의원 중 25곳은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특히, 서울 종로구에는 5개 병·의원이 ‘성지’로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위고비 처방을 쉽고, 싸게 해준다는 입소문을 타며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쏠림’이 병·의원 간 환자 쟁탈전을 만들며 제대로 된 문진 없이 빠르게 처방하는 기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성지’에서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원내조제 등 불법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었다.
위고비는 애초에 BMI(체질량지수,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 고도비만 환자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를 위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BMI가 해당 수준을 넘어야 처방받을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제조사 노보노디스크제약에 따르면 위고비는 0.25mg 용량부터 시작해 4주마다 0.5mg, 1.0mg, 1.7mg으로 투여 용량을 단계적으로 높여서 최종적으로 2.4mg을 유지해야 효과도 높고, 부작용이 적다. 하지만 ‘성지’에서는 이 모든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한 시간여를 기다려 처방비가 가장 싼 것으로 유명한 A병원에서 진료를 봤다. 키 182cm, 몸무게 78kg 인 기자의 BMI 지수는 약 23.55kg/㎡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지한 위고비 처방 대상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의사는 처방이 가능하다고 했다. 위고비 사용이 처음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처방된 것은 위고비 0.25mg이 아닌 1.0mg이었다. 당뇨 및 고혈압 여부를 물어보거나 유의사항 설명은 없었다. 유튜브 찾아보면 어떻게 맞는지 잘 나오니까 그거 보세요라는 말이 전부였다. 오후 4시 9분에 진료실에 들어가 4시 10분에 나왔다. 정확히 ‘1분진료’였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비만 치료제는 세계보건기구가 필수의약품으로 추가할 만큼 탈모 같은 미용성형 목적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안전사고 우려도 있는데 환자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간호사로부터 처방전을 받을 땐 더 낯선 경험이 다가왔다. 그는 왜 약국에서 사려고 하세요. 병원에서 사는 게 훨씬 더 싼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행 약사법 제23조에 따르면 의약품 조제는 약사 및 한의사만 가능하다. 이들 병원이 위고비를 판매하는 것은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 병원에서 조제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반드시 병원에서 실제 주사 행위가 있어야 한다. 의사에게 직접 위고비를 투약해 줄 것이냐 물었다. 무슨 소리냐. 집에 가서 직접 하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날 방문한 네 군데 성지 병원은 모두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위고비를 판매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봉도 안 된 제품을 그냥 준다는 것이냐. 병원에서 주사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면 원내조제 위반며 현장에서 그러고 있다면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정지웅 법률사무소 정 변호사는 병·의원에서 위고비 주사제를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 제23조가 금지하는 ‘약국 외 판매·조제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는 의사와 약사의 업무 영역을 엄격히 구분한 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고비 처방을 둘러싼 편법을 부추기는 것은 병원만이 아니다. 처방전을 들고 방문한 C약국에서는 왜 돈 아깝게 처방전 하나만 받아왔냐. 다음에는 3개월간 외국 간다고 하고 1.0mg, 1.7mg, 2.4mg 세 개 용량으로 처방해 달라고 의사한테 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병원들끼리 경쟁이 심해서 처방전 세 개를 한꺼번에 받아도 한 개 값만 받는다며 웃었다. 서 의원은 위고비 ‘성지’라 불릴 정도로 특정 의료기관에 처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이런 문제를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의료 당국은 비만치료제가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오남용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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